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홍어찜의 지혜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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Posted at 2007-04-21 10:18:59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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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div><img onLoad='miniSelfResize(contents_54,this);' src="download.php?id=story&no=54&div=0&mode=1" border="0" /></div><br><P>발효 홍어찜을 처음 먹어보는 사람치고 상을 찌그리지 않을 사람이 몇이나 될까. 그러나 그 지독한 암모니아 냄새와 자극성에 익숙해 있는 식도락가는 홍어찜 잘하는 음식점을 일부러 찾아다니는 것을 보면 그 맛도 나름대로 매력이 있나 보다.<BR><BR>사실 암모니아는 심한 냄새와 자극성 뿐만 아니라 독성이 큰 기체다. 진한 암모니아 기체를 오랫동안 흡입하면 치명적인 위험을 가져 올 수 있다. 그러나 알코올에 녹여 호흡자극제로 사용하는 유용한 기체이기도 한다.<BR><BR>도대체 왜 발효시키면 홍어가 유독 다른 물고기보다 암모니아를 많이 만들까.<BR><BR>우선 화초를 예로 들어 설명해 보자. 비료를 너무 많이 주면 잘 자라기는커녕 오히려 화초가 시들어 죽는다. 뿌리 주위 흙에 너무 영양분이 짙으면 화초가 영양분을 빨아들이지 못하고 오히려 화초 몸 속의 물이 흙으로 빠져나가는 삼투현상이 일어나기 때문이다.<BR><BR>똑같은 현상이 물고기에게도 일어날 수 있다. 즉 염분이 많은 바닷물속에서 물고기가 살아남으려면 체내 수분이 바닷물로 빠져나가지 않아야 한다. 그러기 위해서는 체내에 여러가지 화합물이 충분히 녹아있어야 한다.따라서 바닷물고기는 모두 나름대로 그런 방향으로 진화되었다.<BR><BR>홍어는 다른 물고기와는 다르게 진화하였다. 특이하게도 바닷물 속에서 삼투압 조절을 위하여 살 속에 요소와 요소 전구물질이 많이 들어 있다. 요소는 물론 비료로 사용되는 물질이다.<BR><BR>홍어를 2∼3일 실온에 방치하거나 퇴비속에 1∼2일 묻어두면 우리가 즐겨 먹을 수 있을 정도로 발효되며 이때 요소가 분해되어 암모니아를 듬뿍 만든다.<BR><BR>발효된 홍어를 뜨겁게 찜을 만들면 아직 분해가 되지 않은 요소와 암모니아가 함께 우리 코를 콱 자극한다. 사실 이때 우리 코를 자극하는 암모니아의 양은 소량에 불과하기 때문에 암모니아의 독성은 조금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.<BR><BR>그러나 진한 암모니아수는 우리의 피부를 상하게 한다. 별로 뜨겁지 않은데도 홍어찜을 먹다가 입천장을 데는 사고가 생기는 것도 이 암모니아 때문에 입안의 피부가 상하는 것이다.<BR><BR>아무튼 홍어찜 뿐 아니라 모든 발효음식은 공통적 특성을 갖고 있다. 한번 맛을 들이면 도저히 끊지 못하고 중독(?)되게 만든다는 점이다. 김치가 그렇고 된장이 그렇다. 치즈와 요구르트도 그렇다. 물론 술도 그렇다.<BR><BR>어쨌든 요소가 무엇인지 알기 전부터, 또 요소가 분해되면 암모니아가 된다는 화학을 알기 전부터 홍어를 선택해 발효찜을 해 먹은 우리 조상들의 지혜에 감탄할 따름이다.<BR></P> <P>(동아일보 96.07.08)</P>